소설백업 5

004

***일어났다.이번에도 내 방이었다.이틀 연속으로 정신을 잃다니....내 방엔 나말고 아무도 없었다.나는 멍하니 있다가 옆에 놓인 물컵을 발견해 들고 물을 한모금 마셨다.차갑지만 덕분에 정신이 들었다.기억을 더듬었다.인형을 조종해서 싸우고, 심지어 이기기까지 했다.지하실에서 인형을 보고 감동해서 지금까지 꿈을 꾼게 아닐까?인형이고 인형사아카데미고 코어고 전투고 전부 꿈이고 루아는 내가 멍청하게 기절해 있는 동안 고객님이 이미 사가신거지.나가면 거실을 쓸고 있던 시에스타가 깨어나셨냐고 반길거고, 나는 루아를 판 돈으로 봄에 일반 기숙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꿈같은 꿈이었다.... 꿈이니까.일어나려하자 머리가 울렸다.아프다.지하실에서 넘어질 때 머리를 잘못 부딪혔나?나는 큰소리로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소설백업 2024.11.27

003

***“네?”나는 얼빠진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빨간 머리 소년은 찡그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브라운 백작이 인형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말 아름다운 인형이야.”그리고 아쉬운 듯 한숨을 내 쉬었다.“레오 군의 자의가 아니었다고는 해도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떡하겠나? 내가 포기해야지. 강제로 주인을 바꾸는 행위는 나도 좋아하지 않는다네.”그는 나와 인형에게 다가오며 이어서 말했다.“나는 인형을 몹시 좋아하지. 어떤 마법사도 고장의 원인을 찾지못해 방치되었던 인형이 어느날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그건 내게 올 운명이 아니었던 거 겠지.”브라운 경이 내 머리위에 손을 올리고 통통한 손으로 내 머리를 헝클였다.으악, 뚱뚱한 아저씨의 손길 불쾌하다!나는 어색하게 웃는 얼굴로 브라운 백작을 올..

소설백업 2024.11.27

002

***눈을 떴다.잊혀지지않을 맑은 초록색의 눈동자가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으아악!”나는 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앉았다.그제서야 그 옆에 앉아있는 시에스타가 보였다.시에스타가 나를 보며 가슴을 쓸었다.“도련님! 다행이다, 어디 아프신데는 없으세요?”“아니, 아니, 저, 저, 저,”시에스타는 내가 가리키는 방향을 한 번 슥 봤다.그 자리엔 어제 본 초록색 눈의 인형이 무표정하게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아! 인형!”시에스타는 절친이라도 소개하듯 인형의 뒤로 가 인형의 두 어깨를 잡고 웃었다.난 그 황당한 장면에 입만 뻐끔거렸다.“얘가 주인님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려고 하질 않아요. 그래서 밤새 같이 간호했지 뭐에요.”“아니, 하지만 고장난 인형이라고....”“전 잘 모르니까요! 맞아, 큰 주인님 모셔올게요!..

소설백업 2024.11.27

001

남성향 미소녀물임. 취향이 아닌 분은 읽지마셔요...***얇게 쌓인 첫눈이 발 밑에서 뽀득뽀득 소리를 냈다.16살 남짓 되어보이는 단정한 옷을 입은 소년이 한손 도끼를 들고 그 작은 도끼로도 충분할 만한 나무를 팼다.노을이 지기 시작하자 지게가 땔목으로 가득 찼다.소년은 지게 위에 도끼를 단단히 묶어 지고 숲을 나섰다. 초겨울의 숲은 앙상해서 진작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칠이 벗겨져 듬성듬성 회색이 드러난 하얀 3층짜리 저택은 황량한 벌판에 덩그러니 홀로 서있었는데 그나마도 1층에만 불이 켜져있었다.저택 앞에 도착한 레오는 황량한 정원을 그대로 지나 정문을 힘껏 열었다.“집사장! 나 왔어!”“레오 도련님, 귀가하십니까!”머리가 새하얗게 샌 왜소한 노인이 잰걸음으로 그를 맞이했다.집사장은 집사장이라는 타이틀..

소설백업 2024.11.27